아——
짠 바람 밀려온다
꽉 막힌 가슴까지 흔들어놓는다
연평도 새벽 끝에서
오늘도 숨 한번 몰아쉰다
개머리 끝 바위 위에 털썩 앉아
위로주 한잔 바다에 던져본다
억울했던 말들은 파도에 쓸려가고
목 끝까지 차오른 숨이 터져 나온다
사람한테 데인 마음
하루아침 낫진 않아도
새벽 바람 들이치면
속이 조금 뚫리더라
거친 물살 밀려와도
나는 아직 안 무너졌다
술기운보다 더 뜨거운 건
버텨온 내 시간이더라
울컥했던 기억들도
파도 따라 흩어지고
눈물인지 바닷물인지
이 밤은 대답이 없네
위로주 한잔에
꽉 막힌 속이 풀린다
해장국보다 먼저
사람 마음이 녹는다
개머리 바람 불면
억울함도 잠시 쉬어가고
“고생했다…”
그 한마디가 살아남는다
안갯속 불빛 하나 흔들리는데
누가 내 등을 두드리는 것 같아
버텨온 시간 헛되지 않았다며
조용히 등을 밀어준다
살다 보면 사람보다
바다가 더 따뜻하더라
말없이 안아주는 건
새벽 파도더라
빈속 같은 세상 속에
쓴 술 한잔 삼켜봐도
끝내 살아남는 사람은
또 아침을 걷더라
텅 빈 잔 위로
별빛 하나 떨어지고
오늘만큼은 나도
나를 미워하지 않는다
거친 바람 몰아쳐도
파도처럼 다시 일어나
쓰린 속을 끌어안고
또 살아간다——!
위로주 한잔에
쓰린 속이 풀린다
긴 한숨 끝에서
다시 숨이 살아난다
연평도 개머리
차가운 바람 지나가도
나는 또 살아간다
파도처럼 살아간다
아——
해장되는 새벽처럼
내 마음도 조금
다시 살아난다 🌊